소화를 도와주는 사과
과일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사과는 산성화한 인체를 중성으로 돌아오게 하는 작용이 있어 세계 각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대 북부에 위치해 기후적으로 사과재배에 알맞기 때문에 양질의 사과가 많이 나는데, 특히 기상상태가 특이한 대구와 연평균기온이 8∼11℃로 한랭한 중북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대개 능금을 사과의 재래종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잘못이며 능금과 사과는 종(種)이 다르다. 이시진에 따르면 능금은 맛이 좋아 많은 날짐승(禽)이 숲(林)속으로 모여(來)들기 때문에 내금(來禽) 또는 임금(林檎)이라 하였고, 문림강(文林郎)이 발해에서 중국으로 가져간 과일(果)이라는 뜻으로 문림랑과(文林郎果)라고도 하였다. 따라서 능금의 어원은 ‘임금 林檎(닝 → 님금 → 임금 → 능금)이며, 능금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꿀맛(蜜) 같은 과일(果)이라는 뜻으로 밀과(蜜果)라고도 하였다.
재래종 사과라 할 수 있는 내(柰)를 우리나라에서는 ‘벗 → 멋 →‘’이라 하였는데 ‘柰’는 나무(木)에 열매가 달려 있는(示) 형상으로 범어로는 빈파(頻婆)라 한다. 사마상여(司馬相如, ?∼BC 118)의 ‘상림부(上林賦)’에 내가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재배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임금도 비슷한 시기에 이미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내(사과)는 능금나무와 잎이 비슷하지만 과일 크기가 능금보다 크기 때문에, 사과와 능금은 같은 무리지만 종이 서로 다른 1류2종(一類二種)라 할 수 있다.
사과의 효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과는 능금과 같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달며 위로 뻗치는 기운이 있기 때문에 속이 허하고 찬 소음인의 변비, 설사, 소화불량, 식체, 감기, 고혈압 등에 쓰면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몸에 열이 많아 물을 많이 마시는 소양인이 장복하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거나 가래가 생길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병문안갈 때 배 대신 사과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서늘한 성질이 있는 배는 회복이 덜 된 환자의 속을 더욱 냉하게 만들어 설사를 일으키지만, 따뜻한 성질이 있는 사과는 환자의 약한 소화력을 양기로 보강하여 회복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식체나 기체(氣滯)에 대비할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맹선(孟詵, 621∼713)은 ‘식료본초(食療本草)’에 ‘사과는 중초(中焦)의 부족한 기를 보(補)하고 비(脾)를 조화시키며, 밥을 먹고 난 다음 기가 통하지 않아 체한 경우 사과즙을 먹으면 좋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사과도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맥이 약해지며, 잠이 오고 담이 생기며 종기가 날 수도 있으니 과식은 피해야 한다. 또한 사과 씨를 먹으면 심란해질 수도 있으니 가능한 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현대의학에서 보아도 다른 식품에 비해 비타민 C와 무기염류의 함량이 특히 많은 사과는 기력을 유지해주고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주는 천연 약재라 할 수 있다. 사과는 심장병을 예방하고 심폐기능을 좋게 하며 혈당치를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성인병 예방에도 매우 좋다. 또한 식욕을 억제해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조절하려는 경우에 애용되기도 한다.
집에서 담그기도 하는 사과식초는 피로 회복에 좋으며 무좀, 정맥류, 두드러기, 버짐, 화상 등에 외용으로 응용하기도 한다. 또한 동쪽으로 뻗어나간 사과나무 뿌리는 회충과 촌충을 없애는 약으로도 사용했다.
한편 사과의 가공기술은 매우 오래 전부터 발달해왔다. 중국 진(晉)나라(265∼420) 때 사과를 썰어 햇빛에 말려 포(脯)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광지(廣志)’에 나오고,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의 ‘산림경제(山林經濟)’에는 ‘사과 100개 중에서 20개를 으깨 물을 넣고 같이 삶아 식혀서 깨끗한 항아리에 붓고, 나머지 80개를 그 속에 넣어 항아리 주둥이를 단단히 봉해 두는데 오래 둘수록 더욱 좋다’고 하여 병조림을 통한 사과 저장법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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