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인의 설사를 치료하는 감
중국, 한국, 일본이 원산지인 감나무는 동양의 과일나무라 할 수 있다. 남부지역에서는 단감이, 중부지역에서는 떫은감이 주로 재배되는데 떫은감은 곶감에 50%, 연시에 40% 정도 이용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우린감, 감식초 등으로 이용된다.
대체로 감나무는 추운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는 남향이 좋으며, 해풍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다가 멀지 않은 산에 심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옛사람들은 감나무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아 칠절(七絶)이 있다고 했다. 첫째 오래 살며, 둘째 많은 그늘이 있어 시원하고, 셋째 새가 집을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없고, 다섯째 서리 맞은 단풍잎이 보기 좋으며, 여섯째 맛있는 열매가 열리고, 일곱째 낙엽이 커서 글씨를 쓸 수 있어 풍류를 즐길 수 있다.
감의 효능과 금기 사항은 다음과 같다. 떫은맛이 있어 수렴시키는 작용이 있는 감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심폐의 열을 다스려 윤택하게 하고 갈증을 없애며, 주독(酒毒)을 풀어주고, 위의 열을 다스리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는 흡취지기(吸聚之氣, 빨아들이는 기운)가 부족해 질병이 생기기 쉬운 태양인(太陽人)에게 심폐를 윤택하게 하고 갈증을 없애주며 담을 삭이고 장을 굳게 하여 이질을 멈추게 하는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감의 차가운 성질 때문에 역시 차가운 성질이 있는 게(蟹)와 같이 먹으면 몸이 냉한 소음인의 경우 몸이 더욱 냉해져 복통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따뜻한 성질이 있는 목향(木香)즙을 먹으면 즉시 멈추는데 이것으로도 음양의 조화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의 효능은 1600년대까지 일반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수광(1563∼1628)은 ‘지봉유설’에서 감이 설사에 좋다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고 서술하고 있다.
겨울철 시원한 홍시를 먹는 맛은 별미 중에 별미다. 이러한 홍시를 한자로 ‘烘枾’와 ‘紅枾’ 모두 사용하는데 의미는 같다. 동양 최고의 식물학사전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불에 쬐어 말린(烘) 감(枾)이라는 뜻으로 잘못 인식하기 쉬운 홍시(烘枾)는 본래 푸른 감을 그릇에 넣어 자연히 붉게 익은 것인데 마치 불에 쬔(烘) 것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으로 떫은맛이 없어져 꿀맛이라고 했다. 따라서 ‘烘枾’는 말랑말랑하면서 붉게(紅) 익은 감(枾)이라는 뜻의 ‘紅枾’와 사실상 같은 것을 의미한다.
보통 술을 먹을 때 홍시를 먹으면 쉽게 취하고 심통(心痛)이 생긴다는 견해와 오히려 주독을 풀어준다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돼왔다. 이는 홍시를 언제 먹느냐 하는 시간과 관계가 있다. 차가운 성질이 있는 홍시를 열을 올리는 술과 같이 먹으면 서로 중화되어 술에 잘 취하지 않으나, 술을 마시고 난 뒤 술이 깰 때 차가운 홍시를 먹으면 오히려 술기운이 오래간다. 이는 술을 마신 다음날 따뜻한 음식을 먹으면 속이 풀리지만, 갈증이 난다고 차가운 것을 먹으면 오히려 주독이 풀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떫은 감을 우려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보편적인 것은 따뜻한 물에 담가 떫은맛을 없애는 방법이다. 명사나무, 귤잎 등에 감을 넣어 익히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에틸렌이 발생되는 식물과 떫은 감을 같이 놓아 떫은맛을 없애는 방법이다. 에틸렌이 잘 발생되는 조생종 사과와 떫은 감을 같이 밀봉해도 결과는 같은데 술을 분무해도 된다.
곶감을 한자로 ‘枾餠(시병)’ 또는 ‘枾花(시화)’라 하는데, 이는 곶감이 떡(餠)과 같이 납작하고 흰 꽃(花)이 핀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곶감은 큰 감의 껍질을 벗기고 납작하게 눌러 햇볕에 말리고 저녁에 서리를 맞혀 말려서 만든다. 곶감을 옹기 속에 넣어두면 흰 가루(白霜)가 생기는데 이를 시상(枾霜)이라 한다.
곶감은 떫은 성질이 있기 때문에 수렴하면서(金) 지키는(土) 작용이 있어 비장(土)과 폐장(金)의 혈분에 해당되는 과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건비삽장(健脾澁腸, 비장을 튼튼히 하고 장을 수렴)하며 기침을 치료하고 출혈을 그치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보았다. 장독하혈(臟毒下血, 대변 볼 때 피가 나오는 증상)에 곶감을 태운 재를 먹었더니 나았다는 기록과, 이질설사로 인한 하혈(下血)과 반위(反胃, 위암)를 곶감으로 치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때 시상(枾霜, 곶감의 흰 가루)은 곶감의 정액(精液)이라 할 수 있어 폐병(肺病)에 더욱 좋다고 보았고, 인후(咽喉)와 구설(口舌)에 생기는 종기와 항문의 치질을 치료한다고 했다.
예부터 감꼭지는 딸꾹질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학에서는 딸꾹질을 비위(脾胃, 土)가 상하면 목(木)이 상화(相火)를 끼고 기도(氣道)에 곧바로 충격을 주면서 상승하여 생긴다고 보았고, 한증(寒症)으로 인한 딸꾹질에는 정향(丁香), 열증(熱症)으로 인한 딸꾹질에는 감꼭지를 사용했다. 여기에서도 원인에 따라 약을 달리 쓰니 음양의 이치가 곳곳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홍시를 항아리에 넣어 자연발효시켜 감식초를 만들어 사용했다. 감식초는 원액 그대로 먹거나 우유, 냉수, 꿀물 등에 적당량 타서 마시면 피부노화 방지 및 피로 회복, 숙취 제거에 좋은 음료가 되는데 태양인에게 매우 좋다.
감잎은 서리 내린 후 따서 잘 씻어 햇볕에 말려 약재로 사용하는데, 지혈작용과 혈소판 감소성 자반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고혈압에도 효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나무 껍질은 하혈(下血)을 치료하고 화상을 입었을 때는 끓여서 바른다. 또한 감나무 뿌리는 자궁출혈, 피가 나오는 이질설사 등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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