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전령(행운의학)

무지개다리 올라가는 그날까지 행복의 문을 활짝 열어 꿈을 이루세요.

행운의 전령 자세히보기

┌(ㆀ_ _)┐건강/음식∑⊙)++333=◀요리교실

동의수세보원 - 울화병을 풀어주는 상추

행운의 전령 2006. 5. 25. 21:15
울화병을 풀어주는 상추


기원전 4500년경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에도 기록된 상추에는 조혈 요소인 철분이 많아 혈액을 증가시키고 피를 맑게 하는 기능이 있어 전세계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채소 중 하나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중요한 채소로 인식되어 많이 재배된 상추는 학명으로 Lactuca sativa L.라 하는데 상추를 뜻하는 라틴 고어인 Lactuca에서 유래했다. 이는 상추 잎줄기에서 우윳빛 진물(lac, 乳液)이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민족과는 달리 우리 민족은 상추쌈을 매우 즐겨 먹었다. 유라시아지역의 대부분을 점령하여 당시 전세계 초강대국이던 원(元)나라 황실에 상추쌈 문화를 전한 나라가 바로 고려였다. 이는 한치윤(韓致奫, 1765∼1814)의 ‘해동역사(海東繹史)’에 있는 원나라 시인 양윤부(楊允孚)가 고려 상추를 극찬한 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화는 꽃이 붉어 좋고 살구는 누러 보기 좋구나. 더 좋은 것은 고려 상추로서 표고 향기보다 그윽하다’고 했다.

상추는 익혀 먹지 않고 날(生)로 먹는 좋은 채소(菜)라는 뜻의 ‘生菜(생채→상추)’에서 나온 단어로 채소의 대장이라 할 수 있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상추가 냉성(冷性)이 있음은 재배해보면 알 수 있다. 갓 채종된 상추 종자는 비교적 수분 함량이 많고 휴면중이므로 더운 여름에 파종하면 발아되지 않는다. 또한 휴면기간이 지난 종자라도 30℃가 넘는 고온에 15∼30시간 노출되면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 상추의 약효성
    차가운 성질이 있는 상추는 열이 많은 소양인이 걸리기 쉬운 흉격열증(胸膈熱症, 가슴이 답답하며 열이 뻗치는 증상)에 권장되는 식품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어 인정받은 화병(火病)은 울화병(鬱火病)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를 풀지 못했을 때 잘 생긴다. 소양인의 화병에 상추를 먹으면 화기가 풀어지는데,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상추는 가슴에 뭉친 기(氣)를 풀어주며 막힌 경락을 뚫어준다’고 하여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보통 상추를 먹으면 졸음이 온다고 하여 수험생은 잘 먹지 않는데 이는 맞는 이야기다. 보통 상추에는 신경안정, 진통, 최면 작용이 있는 ‘라쿠루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불면증 환자나 신경과민 증상에 사용하면 좋다.

    또한 시원한 상추를 먹으면 머리가 맑아져 총명하게 되며, 열이 솟구쳐 나타나는 두통에 쓸 수 있다. 한편 상추의 우윳빛 진물이 정액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성과 관련해 ‘고추밭이랑 사이에 심은 상추가 효과가 더 좋다’는 속설도 전한다.

  • 상추와 음식궁합
    보리밥에 쌈은 매우 좋은 음식궁합이라 할 수 있다. 보리밥은 체내의 불필요한 열을 식혀주며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상추와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욱 좋아지지만 이는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해당된다.

    몸이 차서 설사를 자주 하는 소음인의 경우에는 오히려 냉병(冷病)에 걸리기 쉬우므로 상추를 많이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이렇듯 체질에 따라 상추의 효과가 달리 나타나므로 자신의 체질을 알기 위해서는 사상체질의학을 전공한 한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아기를 낳은 산모가 가난하여 산후조리에 좋은 미역국을 먹지 못하고 상추를 먹었더니 산모는 배가 아프고 젖을 먹은 아이는 푸른 변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본 사람들이 상추를 강(江) 건너(越) 멀리 심었다고 하여 월강초(越江草)라 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상추는 산모가 금해야 할 음식 중 하나다.

    가정생활의 지혜를 모은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규합총서(閨閤叢書)’(1815)에 따르면 ‘뱀이 상추에 스치면 눈이 머는 까닭에 감히 상추밭을 지나지 못하니 상추를 많이 심으면 뱀이 적다’고 하여 뱀과 상추는 상극임을 밝히고 있다. 보통 허물을 벗기 위해 소금기가 필요한 뱀은 소금이 함유된 간장, 된장 등이 있는 장독대에 잘 출몰한다. 따라서 뱀을 물리치기 위해 장독대 옆 텃밭에 상추를 심었으니 옛사람들의 합리성과 과학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상추에는 벌레를 물리치는 효과를 이용해 옷감 보관에도 이용했다. ‘산림경제(山林經濟)’(1715)에 따르면 ‘단오에 상추 잎을 채취해 옷상자 속에 넣어두면 옷감에 좀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또 붓을 보관하는 데도 이용했는데, ‘황련(黃蓮)과 상추를 끓인 물에 경분(輕粉)을 개어 붓 끝에 찍어 말려 두었더니 좀이 슬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