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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과 과학상식

행운의 전령 2006. 5. 28. 19:50

웰빙과 과학상식



노화방지'항산화제'부작용 우려
불확실한 건강정보 믿지 말아야


'웰빙` 바람을 타고 온갖 건강 상식이 넘쳐나고 있다. 이상한 외래어 표기법 때문에 `well-being'이라는 단어가 원음과는 전혀 다르게 돼버려서 그런지 웰빙과 관련된 상식은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 노화를 막아준다는 온갖 제품들이 특히 그렇다.

우리가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서 살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래서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을 `산소'같은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기 중에 20%정도 들어있는 산소가 18% 정도로 줄어들면 질식할 정도의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산소가 많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순수한 산소를 이용해서 질병을 고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산소가 너무 많은 곳에 오래 있으면 심한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산소가 언제나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인 셈이다.

산소는 우리 몸에서 포도당과 반응해서 에너지와 함께 이산화탄소와 물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화학적으로는 장작, 도시 가스, 휘발유가 높은 온도에서 연소되는 것과 똑같은 반응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연소반응은 매우 정교하게 조절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우리 몸에서 그런 연소반응이 일어나는 곳은 세포마다 수천 개까지 들어있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작은 세포 기관이다.

포도당을 낮은 온도에서 불꽃 없이 연소시키는 일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10억 년 전에 그런 특별한 일을 할 줄 알던 박테리아가 독립된 삶을 포기하고 다른 생물의 세포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 지구상에서 산소를 이용해 살고 있는 온갖 다세포 생물은 그렇게 등장했다.

미토콘드리아가 비록 우리 세포와 공생(共生) 관계를 맺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은 지키고 있다. 그래서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핵에 들어있는 DNA와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신의 유전 정보에 따라 만들어지는 특별한 단백질 효소들이 포도당을 연소시켜 에너지를 듬뿍 담은 ATP(삼인산아데노신)라는 분자를 만들고,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ATP를 이용해서 생명을 이어간다.

그런데 ATP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큰 슈퍼 옥사이드와 과산화물을 비롯한 `반응성 산소종'(ROS)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런 물질들은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너무 커서 세포 속에서 작용하고 있는 다른 단백질 효소들을 못쓰게 만들어 버리고, 심지어 소중한 유전 정보를 담은 DNA를 망가뜨려 버리기도 한다.

물론 우리 세포 속에는 그런 `활성 산소'를 신속하게 제거해주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그런 장치가 고장나면 생리작용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활성산소가 노화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나이가 들면 그런 장치에 고장이 생길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그렇다고 노화가 반드시 활성 산소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비타민 A(레티놀),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 비타민 E(토코페롤), 베타-카로틴과 같은 `항산화제'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완전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런 물질이 정말 활성산소를 제거해줄 수 있는 가도 확인되지 않았고, 그런 물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생리작용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매우 높다.

우리의 건강은 단편적이고 불확실한 정보에 맡겨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노화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과학의 발달로 개선된 보건위생 환경 덕분에 사망률이 줄고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났지만 노화의 속도는 석기시대 이후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춘기 이후로 나이에 따른 사망률은 여전히 8년마다 2배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꿈이다. 그러나 그런 꿈은 허황한 광고가 아니라 애써 얻은 과학 연구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