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러(고마운 백로)
돌아서서 가는 사람은 왜 불러!
백로야 가는 길손! 불러놓고 뭐 하니?
비가 오려나 천둥이 치네.
가마우지 넌 청소하니?
물고 나왔으면 물가에 갈대 숲에 버려야지
다시 물속에 버리니?
민물가마우지를 본 백로.
백로가 야! 하면서 가마우지를 부르며
민물가마우지 곁으로 날아간다.
백로 옆에 모습을 들어내고
헤엄쳐 가버린 가마우지를 찾으러
백로는 풀숲을 여기저기 살핀다.
뒤로 몇 걸음 달려가더니 다시 다가가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백로의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한편 민물가마우지는 저 멀리서
경치 구경만 하고 있다.
백로 뒤돌아서서 가보지만
발걸음 떨어지질 않는구나.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란
속담도 모르는 백로가 내가 비에 젖을까 봐
잠시 나의 발걸음을 붙잡는 바람에
비를 피하고 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