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전령(행운의학)

무지개다리 올라가는 그날까지 행복의 문을 활짝 열어 꿈을 이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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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각시를 팝니다.◈

행운의 전령 2006. 5. 20. 00:17

◐ 헌 각시 팝니다^-^◑

 









    ◈ 헌 각시를 팝니다.◈

    한 35년쯤 함께 살아

    단물은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껍데기는 아직 쓸만해

    보이기는 합니다.




    키는 5척이 조금 넘고

    똥배라고는 하기에는

    너무도 가슴이 아프지만

    배꼽찾기가 조금은 어려운 편,

    가끔은 화장실에서 나와서는

    어지럽다고 합니다.

    대학은 나왔으나 머리는

    완전히 깡통입니다.

    직장도 없으면서

    돈은 나보다 더 씁니다.

    낮에는 종일 퍼져 자는 것 같고

    밤늦게서야 잠안자고


    세탁기며 청소기 돌립니다.


    깜찍한 눈웃음 한 번,


    애교스런 코맹맹이 소리도





    이제는 듣기조차 어렵고

    눈만 마주치면 돈 타령입니다.

    매일 출근때 마다 현관에서

    뒷통수가 아립니다.

    포옹이니 사랑놀이니

    하던 예전 생각에

    들쩍지근한 볼맞춤이라 한번 해줄라 치면 아랫배에

    먼저닿는 묵직함에

    볼은 너무도 멉니다.




    젖꼭지는 왜 아래를 보고 있는지...!

    음악이며 미술이며 영화며

    연극이니 하는 것 보다

    백화점 바겐세일하는

    날짜 꼽는 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

    연애시절의 애교스러움이며

    신혼초야의 간지럼타는

    척하는 내숭도 사라지고

    생일이며 결혼기념일이라도

    다가오면 며칠전부터

    밖에나가 밥사달라,



    선물사달라는 독촉기념일일 뿐

    밥상머리라도 앉을라치면

    애교 띤 눈길로

    반찬 골라집어주는 것도 없이

    옆집에 들여 온 새 가구며,

    아이들 과외비 타령입니다.

    그저 내용없는 수다로

    애들 친구네 엄마 험담이 우선합니다.

    벌써 동네아줌마들 다섯번씩은

    돌아가며 다 씹혔습니다.



    모처럼 분위기한번 잡아볼라꼬

    집에서 소주 한 잔이라도 부탁할라치면

    잔소리가 먼저 쏟아집니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모처럼 집에서 좀 쉴라치면

    한쪽 구석에서

    궁시렁대는 소리하며

    부엌에서 설겆이하는

    소리가 유별납니다.

    애들 학교 자모회 같은데는

    안 빠지고 미시같이 옷자랑하는지

    동네를 한바퀴 돌아 들어오면서

    집에서는 북데기 보릿자루!

    구멍난 서방 트레이닝복

    바지에 내의도 없이 티셔츠만!

    냉장고에는 엊저녁 김치사발이

    뒤척임도 없이 그대로 입니다.

    각시도 헌 각시니 헐값에 드립니다.

    사실은 빈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아

    예전에 잊었던 애인될 뻔했던

    동창생이 그리워져서는 각시팝니다

    조금 싸게 팝니다

    평소 한대 콕 쥐어박아 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도로 죽음이!

    괜히 가슴이 허전하고


    허무감이 온 몸을 휘감고돌아



    빈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각시팝니다

    하면서 허공에다

    담배연기에 섞어 흐트려봅니다.

    아쉬움 마음, 웬지 걱정이

    더 앞설것만 같은

    허전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곪고 삭은 한숨을 내 쉽니다.




    하지만 쓸어안고 같이 넘어야할

    인생고갯길의 동반자라

    앞서 한 말 모두 거둘랍니다.

    ♣ 고 각시가 있는 곳^-^[방문 해 보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