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사화, 꽃에 대한 은유
경남 고성군 하일면 송천리에 가서 붉은 상사화 처음 보았습니다. 잎이 피었다 진 뒤에 꽃이 피고, 꽃이 진 뒤에 다시 잎이 피는 붉은 상사화를 보았습니다. 한 몸을 가지고 살지만 잎은 꽃을 보지 못하고 꽃은 잎을 보지 못합니다. 잎과 꽃이 가진 거리쯤의 눈물이 상사화란 이름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꽃 속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 숨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린 같은 꽃을 보았지만 마당에 상사화를 심어 두고 보는 사람의 꽃은 나와 다른 꽃이었습니다. 사람도 저 상사화와 같아 한 몸에서 일어나는 생과 사를 서로 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꽃 하나에도 은유는 우주처럼 깊어질 수 있는데 나는 시인이란 미명으로 세상의 꽃이름 가볍게 은유하며 살았습니다. 우리는 같은 꽃 앞에서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 정일근 - ************************************************** 상사화는 우리나라, 일본, 대만 등에 많이 분포해 있다. 우리나라에는 백양꽃, 석산, 상상화, 개상사화, 흰상사화 등 5개종이 중부 이남에 많이 자생하고 있으며 종류에 따라 피는 시기는 다르지만 보통 7~10월까지 4개월 동안 빨강, 노랑, 주황, 하양, 분홍색 등 5가지의 화려한 색으로 핀다. 옛날에 한 스님이 세속의 여인을 사랑했다. 스님은 날마다 여인을 그리워했지만 신분이 신분인지라 여인을 만날 수는 없었다. 스님은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은 꽃을 절 앞마당에 심었다. 잎이 다 진 다음에 꽃이 피고, 꽃이 진 다음에 잎이 나는 상사화,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운명이 스님의 심정을 대변하기에 충분했으리라. 봄에 선명한 녹색 잎이 구근의 중앙을 중심으로 양쪽에 마주 붙어 나지만 꽃을 보지 못하고 6월경에 말라 버린다. 꽃은 잎이 말라 없어진 다음 7~8월에 꽃대를 내어 피운다. 이처럼 상사화는 마치 사랑의 숨바꼭질을 하는 연인 마냥 잎이 나오면 꽃이 지고, 꽃대가 나오면 잎이 말라 버리는, 서로를 그리워 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슬픈 인연을 보는 듯하다. 지방에 따라서 개난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과명:수선화과 꽃말:이룰수 없는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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