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사랑
인적이 드문 비 오는 날 아침
까마귀가 사랑에 빠졌네.
내가 찍을까 봐 나를 건너편으로 유인하고는
잽싸게 날아와서 둘만의 사랑을 꽃피우고 있다.
내가 다시 건너왔을 땐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난 날개가 없어서 못 나니까 말이다.
둘만의 달콤한 사랑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나를 의식하곤 한 녀석이 도망치듯 자리를 떠난다.
그들이 모두 떠난 후 한 쌍의 까치를 쫓다가
영상을 찍는데 실패했다.
몰래 한 사랑이 재미있다고 나에게서 멀어지려만 한다.